소가 없으면 구유는 깨끗하지만
(잠 14:4) 소들이 없는 곳에는 구유가 깨끗하나 소의 힘으로 많은 소출을 얻느니라.
지금은 대부분의 농가에서 경운기, 트랙터, 콤바인 등과 같은 농기계를 활용하지만, 옛날에는 농사에 주로 소를 사용했습니다.
구약 시대 이스라엘에서도 논과 밭을 갈고, 무거운 짐을 나르고, 곡식을 타작하는데 소를 사용했습니다. 소는 죽어서도 사람들에게 가죽과 고기를 제공하는 유용한 짐승이었습니다. 또한 소는 하나님께 드리는 희생 헌물로서도 가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소를 키우는 데에는 제법 많은 수고가 따릅니다. 소가 쉴 수 있는 외양간을 지어줘야 하고, 물통에는 맑은 물이 떨어지지 않게 하고, 구유에는 때를 맞추어 먹이를 채워줘야 합니다. 시골에서 소를 키우시는 분들은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소죽을 끓여 먹이고, 낮에는 소에게 꼴을 먹이러 데리고 나가고, 더러우면 씻어주고, 아프면 돌보고, 거의 자식 키우듯이 하신다고 합니다.
만약 소들이 없으면 가축 축사도 깨끗하고, 날마다 이런 고생을 안 해도 될 겁니다. 하지만 소가 있음으로 해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이 훨씬 더 많기 때문에 그런 수고를 감내하고서라도 소를 키우는 것입니다.
우리가 일상 생활 가운데서 자주 사용하는 자동차 역시 소와 마찬가지입니다. 자동차를 장만하려면 제법 많은 돈을 지불하고 사야 합니다. 차량을 구입한 이후에도 자동차 보험과 세금을 정기적으로 납부해야 하며, 오래되었거나 고장난 부품을 교체하고 파손된 차량을 수리하는 데에도 비용이 듭니다. 그리고 연료비, 고속도로 통행료, 주차비, 세차비 등까지 고려하면 이래저래 비용도 많이 들고 손도 많이 갑니다.
그렇다고 해서 자동차를 없애버릴 수는 없습니다. 저 역시 성도들을 방문하여 교제를 나누고, 병원에 위문을 가고, 먼 곳에서 요청이 있으면 설교를 하거나 성경 공부를 인도하러 가는데 자동차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의 신앙 생활에서 필수 요소라고 할 수 있는 예배와 교제 모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저희 교회의 주일 일정은 좀 바쁜 편입니다. 오전에 온 성도들이 함께 모여서 예배를 드리고 나면, 점심식사를 함께 하고, 약 30분 정도 성경 공부를 합니다. 바쁜 일로 인해서 일찍 가시는 분들도 있지만 주님의 말씀을 배우기 원하는 분들은 대부분 성경 공부 시간에 참석합니다. 성경 공부를 마치면 각 소모임별 교제 시간인데, 함께 모여서 찬양도 드리고, 간증도 나누고, 말씀을 통한 은혜도 나누고, 기도 제목도 서로 나누는 시간을 갖습니다.
아직 교회 생활에 잘 적응이 안 되시는 분들은 "굳이 이런 것들을 다 해야 하나?" 라고 의문을 갖기도 하지만, 이를 통해 얻는 유익이 참으로 많기 때문에 다들 값을 치르고 참여하고 있습니다.
잠언 14장 4절의 말씀은 우리가 중요한 가치가 있는 것을 얻고자 한다면 그만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비록 귀찮고 성가시고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는 일이라고 할 지라도 그것이 중요하고 반드시 필요하다면 우리는 그 일을 해야만 합니다.
[우리의 함께 모이는 일을 폐(廢)하는 어떤 사람들의 습관과 같이 하지 말고 오직 서로 권면하여 그 날이 다가옴을 볼수록 더욱 그리하자.] (히10:25).
[이는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함께 모인 곳에 나도 그들 한가운데 있기 때문이니라.] (마18:20).
[그들이 도착하여 교회를 함께 모아 하나님께서 자기들과 함께 행하신 모든 일과 또 그분께서 이방인들에게 믿음의 문을 열어 주신 것을 되풀이하여 말하고 거기서 제자들과 함께 오랫동안 머무니라.] (행14:27, 28).
[또한 너는 청년의 정욕을 피하고 오직 순수한 마음으로 {주}를 부르는 자들과 함께 의와 믿음과 사랑과 화평을 따르라.] (딤후2:22).
pastor, Moonsoo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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