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록위마(指鹿爲馬)
지난 4일 북한은 원산 호도반도에서 동해안 방향으로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합참은 최초 발표 때 이것을 "미사일"이라고 불렀다가 40분 후에는 "발사체"라고 정정했습니다.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쏜 발사체가 고도가 높지 않고 거리도 많이 나가지 않아 미사일은 아니라고 발표했습니다.
국정원은 "이것이 지대지라는 사실만으로 공격용인지 방어용인지 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지대지는 100% 공격용입니다. 항공기에서 적의 미사일을 회피하기 위해 채프나 플레어를 뿌리는 일도 있고, 해상전에서 적의 어뢰를 속이기 위해 닉시를 끌고 다니거나 디코이를 방출하는 있지만, 지대지 '방어용' 발사체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국정원 간부가 이런 사실을 몰랐을 리는 없을 테니, 아마도 북한의 입장을 변호하기 위해 저런 발언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주한미군은 북한이 4일과 9일에 발사한 발사체를 동일한 종류의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SRBM)로 잠정 결론을 내렸고 이 정보를 우리 군에도 통보했습니다. 그러나 "미사일"에서 "발사체"로 용어를 바꾼 국방부에서는 미사일이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냥 단거리 미사일일 뿐 탄도미사일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국방부에서는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면 북한이 UN의 제재를 받게 될까봐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왜 대한민국의 안보를 책임져야 할 국정원이나 국방부가 미사일을 미사일이라 부르지 못하고,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눈감아주고 오히려 감싸주려고 할까요? 그것은 군이 정치 권력을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은 남북 화해 분위기를 만들려고 하는데 국방부에서 군사적 긴장을 일으킬 수 있는 발언을 하면 권력을 잡고 있는 청와대와 여당의 눈밖에 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청와대와 여당이 공격용 신형 탄도 미사일을 가리키며 "발사체"라고 하면 국정원이나 군에서는 미사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발사체"라고 따라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관료나 군인이나 자리를 보전하기가 어렵습니다.
중국 고사에 지록위마(指鹿爲馬)라는 말이 있습니다. 진시황이 죽자 환관 조고가 정치 권력을 장악하고 어린 황제 앞에서 사슴을 가리키며 말이라고 주장합니다. 대부분의 신하들은 눈앞에 보이는 동물이 사슴이라는 것을 알지만 입을 맞추어 말이라고 합니다. 그것을 사슴이라고 사실대로 말한 신하들은 정치적 보복으로 숙청당했습니다. 고전소설 [홍길동전]에서 홍길동이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는 적을 적이라고 부르지 못하고 미사일을 미사일이라고 부르지 못하는 나라에 살고 있습니다.
성경에도 진실을 가리고 거짓을 참이라고 우기는 자들이 있고, 그런 자들의 협박에 넘어간 사람들이 있습니다. 예수님의 무덤을 지키고 있던 군사들은 천사가 무덤에서 돌을 굴려내는 것을 보았고 부활하여 무덤에서 나오신 예수님도 보았습니다. 그들이야말로 부활의 산 증인들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제사장들과 장로들의 권력 앞에 무릎을 꿇고 그들이 주는 뇌물을 받고 "제자들이 예수님의 시체를 훔쳐갔다." 라는 거짓말을 퍼뜨렸습니다.
(마 28:12-13) 그들이 장로들과 함께 모여 의논하고 군사들에게 많은 돈을 주며 이르되, 너희는 말하기를, 그의 제자들이 밤에 와서 우리가 잠든 사이에 그를 훔쳐 갔다, 하라.
그러나 사도들은 거짓과 타협하지 않고 진실을 말했습니다. 제사장들과 장로들과 서기관들이 사도들을 옥에 가두고 공회 앞에 세워 예수님의 이름으로 말하거나 가르치지 못하도록 위협했지만 그들은 굴복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사슴을 말이라고 우기는 종교지도자들의 협박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을 두려워하여 진리의 말씀을 선포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자기가 주님을 만나서 보고 들은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있는 그대로 전달해야 합니다.
(행 4:19-20) 그러나 베드로와 요한이 그들에게 응답하여 이르되, 너희 말을 듣는 것이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것보다 하나님의 눈앞에서 옳은지 너희가 판단하라. 우리는 우리가 보고 들은 것들을 말할 수밖에 없노라, 하니라.
출처. 부산제일성서침례교회, pastor. Moonsoo Kim ☞ http://www.fbb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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