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과 보상
(롬 4:4-5) 이제 일하는 자는 품삯을 은혜로 여기지 아니하고 빚으로 여기거니와 일을 하지 아니할지라도 경건치 아니한 자를 의롭다 하시는 이를 믿는 자에게는 그의 믿음을 의로 여기시느니라.
제가 어릴 때, 우리 집 아랫층에 사시는 분이 작은 구멍가게를 운영했습니다. 우리는 10원짜리 동전으로 과자를 사 먹기도 했고, 어머니는 두부, 콩나물 같은 간단한 찬거리들은 외상으로 달아놓고 가져오곤 했습니다. 아버지는 월급날이 되면 가게로 찾아가서 외상값을 한꺼번에 결제했습니다. 외상 대금 치르는 날 아버지를 따라가면 가게 주인은 제 옷자락을 펼치고 이것저것 과자를 푸짐하게 담아주곤 했습니다. 그렇게 선물로 받는 과자는 제가 동전 한 두개를 주고 사 먹을 때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우리 집에서 가게에 달아놓은 외상 대금은 일종의 빚이기 때문에 반드시 갚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가게 주인이 우리에게서 외상 값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외상 값을 떼어먹지 않고 갚아줘서 고맙다고 해야 할만한 이유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날 일시불로 많은 금액이 현찰로 들어오면 가게 주인은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래서 아버지를 따라온 제게 선심을 베풀어서 과자를 무료로 주는 것입니다. 제게는 이 과자를 달라, 저 과자를 달라고 요구할 권리는 없습니다. 그 아저씨 역시 제게 반드시 과자를 줘야할 의무는 없습니다. 그냥 아저씨가 선물로 주는 것이기에 고맙게 받는 것입니다. 선물이기에 값은 받지 않고 공짜입니다. 선물이기에 이왕이면 더 좋은 것으로 주려고 합니다. 선물로 받기에 돈 주고 사 먹을 때보다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일하는 자는 자기가 받는 품삯을 은혜로 여기지 않습니다. 그것은 자기 노력에 대한 정당한 대가이므로 당연히 받아야 할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자기에게 일을 시킨 주인에게 품삯을 요구할 수 있으며, 주인은 그에게 품삯을 빚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런 일을 하지 않았는데도 뭔가를 받게 되었다면 그것은 노력에 대한 대가가 아니라 값없이 얻은 선물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구원은 우리 행위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은혜로 주시는 선물입니다. 사람은 아무리 열심히 노오오오력을 해도 자기 죄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 자신의 의와 공로를 의지하고서는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가 없습니다. 그 어느 누구도 "내가 이만큼 성실하고 선하게 살았으니 하나님은 당연히 나같은 사람을 구원하셔야 한다"고 주장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에게는 우리와 같은 죄인들을 구원해줘야 할 의무(빚)가 없습니다.
꼭 필요하지만 사람이 값을 주고 살 수 없는 것들은 하나님께서 선물로 주십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물과 공기와 햇빛은 모든 사람에게 선물로 주십니다. 구원은 우리의 행위로 얻을 수 없으며, 어떤 비싼 값을 치르더라도 살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그것을 우리에게 선물로 주십니다.
선물은 그것을 준비하는 자가 값을 지불하기 때문에, 선물을 받는 자는 돈을 지불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나님의 선물은 우리에게 무료로 주어집니다. 하나님께서 은혜를 베푸사 구원을 선물로 주실 때 누구든지 믿음으로 그것을 받아들이면 구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선물로 주시는 것이기에 가장 소중한 것이고, 선물로 주시는 것이기에 풍성하고, 선물로 우리에게 주신 것이기에 감사가 넘칩니다.
(엡 2:8-9) 너희가 믿음을 통해 은혜로 구원을 받았나니 그것은 너희 자신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니라. 행위에서 난 것이 아니니 이것은 아무도 자랑하지 못하게 하려 함이라.
pastor, Moonsoo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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