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 돌리기
우리나라의 집 값은 지나치게 높게 형성되어 있고, 실제 주거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의 수요보다는 집 값 상승에 따른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의 투기에 의해 부풀려져 있다고 합니다. 정부도 부동산 가격에 거품이 많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집 값을 낮추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언젠가는 부동산 거품이 터지겠지만 자기들이 정권을 잡고 있는 동안에는 그 거품이 터지지 않게 하려고 오히려 빚을 내서 집을 사라고 국민들을 부추깁니다. 지금은 빚으로 빚을 막고 있는 셈입니다.
부실한 기업들이 있다면 그들이 그토록 부르짖던 시장 경제의 원리를 따라 회생 여력이 있는 기업은 살게 하고, 가능성이 없는 기업은 구조 조정을 통해서 빨리 정리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정치인들은 자기 정권 하에서는 대기업들이 파산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수십 조가 넘는 공적 자금을 지원해서 부실을 땜질하고 밑빠진 독에 계속 물붓기를 하고 있습니다. 조금만 더 버티다가 그런 부실덩어리와 문제들을 다음 정권에 넘겨주고 자기는 책임을 벗으려고 합니다. 정치인들이나 공무원들이나 "내 임기 중에만 아무 일 없으면 괜찮다"라는 생각으로 위험한 폭탄 돌리기를 계속 하고 있는 것입니다.
유다 왕 히스기야 역시 그랬습니다. 바빌론에서 온 사신들이 유다 왕국에서 일어난 이적들에 대해 그에게 물을 때 하나님께서는 그의 마음속에 있던 모든 것을 알고자 그를 시험하셨습니다. 히스기야는 하나님께서 그의 수명을 연장시켜 주시고, 표적을 주신 것에 대해서 간증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바빌론 사신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에게 자기 왕국의 보물 창고와 병기 창고를 다 공개하고, 자기 왕국의 부와 명성을 자랑했습니다.
주께서는 대언자 이사야를 통해서 그와 그의 조상들이 쌓아둔 모든 것들을 바빌론 왕국이 빼앗아 가고, 그의 자손들은 바빌론 왕궁에서 내시가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런 두렵고 엄중한 경고의 말씀을 듣고도 히스기야는 자기 잘못을 깨닫고 주께로 돌이키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기 왕국에 임할 하나님의 심판을 거두어 달라고 간구하지도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히스기야는 그 심판이 자기가 왕으로 재임하는 동안이 아니라, 그의 후손들의 시대에 임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히스기야는 그런 경고를 듣고도 태평스럽게 주의 말씀이 선하다고 했습니다. 물론 주께서 하시는 모든 말씀은 선합니다. 그런데 그가 주의 말씀을 선하다고 한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심판이 자기 당대에는 임하지 않고, 자기가 왕국을 다스리는 동안에는 화평과 진리가 있다면 그것은 선하다고 했습니다.
(왕하 20:19) 그때에 히스기야가 이사야에게 이르되, 당신이 말한 주의 말씀이 선하니이다, 하고 또 이르되, 나의 날들에 화평과 진리가 있을진대 그 일이 선하지 아니하리요? 하니라.
자기 당대의 안위만 생각하고 자기의 후손들을 생각하지 않는 히스기야의 근시안적 태도 때문에 그는 자기 아들들을 하나님의 진리로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그의 뒤를 이어서 왕위에 오른 므낫세는 히스기야가 이룬 종교 개혁을 모두 뒤엎어버리고, 다시 우상 숭배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유다 왕국은 바빌론의 침략을 받아 멸망하고 말았습니다.
부패하고 무능한 공무원들처럼 "내 임기 중에만 큰 사고가 나지 말기를" 바라거나, 히스기야처럼 "후손들이야 어떻게 되건 내가 왕으로 다스리는 동안에는 화평과 진리가 있으면 된다"라는 생각을 품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우리 뒤에 있을 후손들이 맞이할 미래를 생각하고, 씨를 뿌려야 합니다.
우리의 소중한 신앙 유산을 다음 세대에 물려줄 수 있도록 자녀들을 진리의 말씀으로 가르치고, 교회에서는 주일학교 학생들을 구원으로 인도하고 영적으로 성장시키는 일에 힘을 쏟아야 합니다.
pastor, Moonsoo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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